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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리에 “휴전” 결의안 제출?:
휴전 지지한다면서 휴전 요구하지 않는 위선

여전히 이스라엘을 편드는 인종 학살 공범 바이든 ⓒ조승진

미국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대한 지지를 은폐하고자, “휴전”이라는 표현을 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은 휴전을 언급한 결의안에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몇 달째 그칠 줄 모르는 이스라엘 국가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승인하는 것이었다.

지난 22일 금요일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휴전을 요구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달래면서, 인종 학살 계획을 계속 추진하는 이스라엘을 비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의 결의안은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6주간의 교전 중지를 지지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것은 6주가 지나면 팔레스타인인들을 다시 공격할 여지를 이스라엘에 주는 것이다.

그 결의안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언급하면서도 그 고통의 원인인 이스라엘 국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사실 그 결의안은 휴전 촉구 결의안이 전혀 아니었다.

그 결의안은 저항 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인 포로 석방을 조건으로 내건다. 그 결의안은 “남은 인질의 전원 석방과 결부된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지지를 표한다.

이스라엘은 그 결의안을 지지했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길라드 에르단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면 유엔이 도덕성을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됐을 것이다.” 에르단은 “하마스라는 괴물들을 규탄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어서 에르단은 팔레스타인인 130만 명이 피란해 있는 라파흐에 지상군 공격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불길은 또다시 커지고 번질 것이다. 라파흐에서 작전을 벌이지 않으면 그렇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다른 도리가 없다. 항구적 휴전으로 가는 길은 라파흐로 통한다.”

팔레스타인인 분석가 누르 오데흐는 미국이 제출한 안보리 결의안이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 결의안은 휴전 촉구 결의안이라고 홍보됐습니다. 하지만 결의안의 문장들은 향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할 위해에 대한 면죄부를 주려는 것처럼 읽힙니다.

“자명한 국제법 위반을 보아 넘기는 이런 표현들은 이후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에 차용될 수 있습니다.”

중국·러시아와 함께 알제리도 미국의 결의안에 반대 투표했다. 가이아나는 기권했다. 11개국이 찬성 투표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이사국 10개국이 대체 결의안을 작성했다. 그 결의안은 라마단 기간에 즉각 교전 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들은 그 결의안에 지지를 표했다. 그 결의안은 뉴욕 현지 시각 23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표결에 부쳐진다.[3월 25일 해당 결의안이 채택됐다 — 역자.]

알자지라 특파원 가브리엘 엘리존도는 이렇게 보도했다. “문구가 핵심입니다. 이 결의안은 라마단 동안의 ‘즉각 교전 중지를 촉구’합니다. 동상이몽의 여지도, 해석의 여지도 없습니다. 지극히 분명합니다.”

미국은 경쟁 제국주의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평화 협상을 원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친구 행세를 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의 제국주의 ‘경비견’이다. 그리고 미국의 손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피로 흠뻑 젖어 있다.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대사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헨젤은 이번에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그다지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미국은 무기와 그 밖의 지원의 핵심 제공자로서 이스라엘에 커다란 압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실천에서는 그런 압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그런 압력을 행사하는 대신 안보리에서 이런 발언이나 결의안을 내놓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바이든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압력을 받고 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은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은 11월 대선을 의식한 바이든의 정치적 술수임이 명백하다.

“바이든과 서방 위정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에 털끝만치도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이미 지난해 10월에 휴전을 촉구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포괄적·즉각적·항구적 휴전과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전면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모든 단체와 개인들에게 3월 30일 토요일에 있을 대규모 행진을 건설하는 데에 박차를 가할 것을 호소한다.”

영국 전쟁저지연합은 노동자들에게 5월 1일 일터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하루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 정부들에 대한 압박을 계속 키우자.